"ChatGPT도 안 써본 도지사"가 제시한 AI의 반전… 기술이 산업을 넘어 '사람'을 만날 때
글/이용근(국립공주대학교 스마트의료웰니스관광대학원 교수 겸 글로벌치유관광협회장)

기술 발전 속에 잊힌 '인간'과 지방의 현실

하늘을 나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도로 위를 달리고, 하루가 다르게 인류의 지능을 뛰어넘는 초거대 AI 기술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이 화려한 기술적 진보의 그늘 아래, 지방 농어촌 어르신들과 사회적 약자들의 삶은 과연 얼마나 나아졌을까요?
대한민국 지방이 처한 현실은 차갑고도 서글픕니다. 충남의 한 시골 마을,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80대 노부부는 읍내 병원에 가기 위해 아침 7시 30분 마을로 들어오는 외길 시내버스에 몸을 실읍니다. 읍내에 도착하면 오전 7시 30분이지만, 병원 의사 선생님은 오전 9시가 되어야 출근합니다. 어르신들은 1시간 반 동안 칼바람이 불거나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병원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 대기해야 합니다. 그렇게 기다려 만나는 의사의 진료 시간은 단 5분. 처방전을 받아 약을 타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30분에 불과합니다.
더 큰 문제는 집으로 돌아가는 시내버스가 오후 5시에나 있다는 점입니다. 단 5분의 진료를 위해 80대 어르신들은 삭풍이 몰아치는 장터와 길거리에서 온종일 다음 버스를 기다리며 하루를 온전히 길 바닥에 바쳐야 합니다. 이것이 고령화율 24.1%, 보건지소 78%에 공중보건의가 없어 정상 진료가 불가능한 대한민국 지방 의료와 일상의 서글픈 자화상입니다. 충남의 이러한 절박한 현실은 향후 초고령화와 지방 소멸 위기에 직면할 전 세계 수많은 지역사회가 마주할 미래의 축소판이기도 합니다.
기술의 변화 속도는 눈부시게 빠르지만, 그 혜택이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의 삶으로 흐르지 못한다면 그 기술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거대한 기술 혁명이 과연 소외된 이들의 삶에 실질적인 온기를 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충청남도의 'AI 기본사회' 선포가 시작되었습니다.
1. 기술 대전환의 시대, 왜 '산업'이 아니라 '사람'인가?
최근 전국 지자체마다 AI 산업 유치와 로봇 도시 조성을 외치며 기술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그러나 충청남도는 기술 그 자체나 GDP 상승에 목매는 대신, "사람"의 존엄성과 기본권 보장을 중심에 두는 파격적인 역발상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박수현 충청남도지사는 비전 선포식 현장에서 "솔직히 고백하면 저는 ChatGPT도 사용하지 않는, AI와 전혀 무관한 사람"이라며 겸손하고도 솔직한 심정을 밝혔습니다. 최첨단 AI 기술을 직접 다루는 개발자는 아닐지라도, 그가 밤새워 고민한 행정의 본질은 '기술의 속도'가 아닌 '기술이 향해야 할 방향'이었습니다. 기술이 무분별하게 산업적 이윤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삶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는 공공재로 쓰여야 한다는 철학입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충남은 대한민국 광역지방정부 중 유일하게 ‘충남형 AI 대전환의 3대 균형 모델’을 명시적으로 확립했습니다.
- 산업과 사람의 균형: AI 산업 혁신이라는 경제적 영역과 함께 의료, 교육, 문화, 돌봄 등 도민의 존엄한 삶을 보장하는 'AI 기본사회' 영역의 균형을 맞춥니다.
- 첨단산업과 전통산업의 균형: 천안, 아산, 당진, 서산 등 북서부 4개 도시(충남 GRDP의 75%, 인구의 64% 집중) 중심의 첨단산업(반도체, 디스플레이, 모빌리티, 철강, 석유화학)과 나머지 11개 시·군(GRDP 25%)의 전통산업(농·수·임·축산업) 간 격차를 해소합니다.
- 대기업과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균형: 자체 AI 전환 역량을 갖춘 글로벌 첨단 대기업뿐만 아니라, 도내 기업의 99%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AI 대전환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지원합니다.
"AI는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의 공공재이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기본적인 권리가 더 보장받는 AI 기본사회가 되어야 한다." — 강남훈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사랑중심의 AI 기본사회를 만들어 가겠다." — 박수현 충청남도지사
2. "적적하다"는 한마디를 놓치지 않는다: AI/IoT 돌봄 로봇 '충남이'의 온기와 데이터의 연결
기존의 사람 중심 방문 돌봄은 밤 시간대와 주말, 요양보호사의 방문 사이에 필연적인 돌봄 공백이 발생합니다. 홀로 계신 어르신들은 일방적으로 말만 전하는 TV 앞에서 극심한 외로움을 호소하곤 합니다. 충남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정 내 쌍방향 음성 대화형 AI/IoT 돌봄 기기인 '충남이'(가칭)를 보급합니다.
'충남이'는 단순한 생활 편의 가전을 넘어 어르신의 정서적 위안과 생명 안전망 역할을 수행합니다.
- 감성적 대화 및 안부 살핌: 어르신이 "적적하다"고 말하면 이를 놓치지 않고 "오늘 오후 2시에 경로당에서 노래교실이 열린대요. 한 곡 뽐내보세요"라며 신나는 노래 반주를 틀어주는 말벗이 되어줍니다.
- 건강 이상 감지 및 자동 예약: 어르신이 "자고 일어났는데 머리가 아프다"고 말하면 축적된 혈압 데이터를 분석해 "다니시던 의료원에 내일 오전 10시 진료 예약을 해드릴까요?"라며 스스로 예약을 진행합니다.
- 위기 감지 및 즉각 방문 연계: 대화 중 이상 신호나 우울감, 위급 상황이 감지되면 통합 관리 시스템과 돌봄 담당자에게 알림이 전송되어 즉시 방문 돌봄 서비스로 연결됩니다.
특히 이번 비전 선포식에서 박수현 도지사는 자신의 자녀가 자폐성 발달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저희 아이가 발달장애의 자폐장애입니다...")을 솔직하게 고백하며, 왜 발달장애인을 우선 보급 대상에 포함했는지 깊은 진심을 전했습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가족이라도 사람이 하는 케어에는 한계와 피로가 존재하지만, AI는 지치지 않고 발달장애인의 눈높이에 맞춰 끊임없이 대화 상대가 되어줄 수 있다는 경험적 통찰이 반영된 것입니다.
충청남도는 2030년까지 총 68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80세 이상 홀몸 어르신 4만 명과 발달장애인 1,800명에게 '충남이'를 우선 보급할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충남이와의 대화를 통해 수집된 생활 및 건강 데이터는 비식별화 과정을 거쳐 후술할 'AI 도민비서' 및 'AI 재난안전망'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도민의 삶을 보호하는 데이터 선순환 체계의 출발점이 됩니다.
3. 의사 없는 보건지소에 'AI 주치의'가? 마을로 찾아오는 AI 의료·돌봄 서비스
충남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1.5명(예산·태안·청양·당진·계룡 등은 1명 미만)에 불과하고, 도내 150개 보건지소 중 78%는 공중보건의가 없어 정상 진료가 불가능합니다. 2028년이면 요양보호사 인력도 약 11만 명이나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르신의 90%가 살던 집과 마을에서 계속 살기를 희망함에 따라, 충남은 의료와 돌봄의 거점을 '집'과 '경로당'으로 옮기는 첨단 AI 해법을 도입합니다.
- AI 경로당: 경로당 내 비접촉 센서를 설치해 어르신이 기기를 몸에 채우지 않아도 혈당, 혈압, 심전도를 자동 측정하고 보건소로 전송합니다. 치매 예방 인지 훈련과 병원 동행 서비스도 제공됩니다. 2025년 2개 시·군 시범 운영을 거쳐 2030년까지 432억 원을 투입해 도내 전 시·군으로 확대합니다.
- 충남 AI 건강진료소: 의사가 없는 보건지소에 'AI 주치의'를 구축합니다. 혈압과 혈당, 심전도 데이터를 AI가 종합 분석해 이상 신호를 사전에 알려주고 만성질환을 마을에서 꾸준히 관리할 수 있게 돕습니다. 2027년 보건지소 10개소 시범 운영 후 2030년까지 510억 원을 투입해 전 보건지소로 확대합니다.
- 스마트 요양시설: 요양원 내 최대 사고인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 CCTV와 레이더 센서를 결합해 어르신의 위험한 움직임을 사전에 감지합니다. 침대와 화장실 안심 센서, 스마트 기저귀를 도입하고 AI 돌봄일지를 자동 작성합니다. 60대 이상이 다수인 요양보호사들이 과도한 서류 작업에서 벗어나 어르신 케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따뜻한 기술적 배려입니다. (도립 요양원 6개소 선제 도입 후 2030년까지 민간 요양원 10%로 확대).
4. 전국 자살률 1위의 비극, AI 선제 감지·재난 안전망으로 넘어선다

충남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35.7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가슴 아픈 현실을 안고 있습니다. 위기 가구일수록 스스로 상담센터를 찾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충남은 통신 데이터와 생활 활동 변화를 AI가 분석하여 위기 징후를 선제적으로 감지하는 파격적인 시스템을 구축합니다.
'충남이' 기기와 모바일 앱을 통한 AI 픽(Pick) 상담으로 고위험군을 선별하고, 상담 내용 자동 기록 및 맞춤형 복지 정책 연계까지 한 번에 이루어지는 통합관리 체계를 2028년까지 완성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충남의 자살률을 절반으로 감축하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세웠습니다.
재난 및 생활 안전망 분야에서도 AI의 활약은 촘촘히 펼쳐집니다.
- AI 재난 대응 시스템: 기상, CCTV(도내 4만 3천 대), 신고 데이터를 AI가 종합 분석해 지도 화면에 실시간으로 구현합니다. 침수 위험 마을이나 위험 교량을 사전 예측하여 신속히 대피 알림을 발송합니다. (2027년 데이터 통합 관리 체계 구축, 2029년 시스템 완성).
- 생활 및 일터 안전망: 2025년부터 천안천 등에 자율주행 순찰로봇을 투입하고, 농촌에는 농기계 사고 감지 기기를 보급합니다. 산업단지 및 고위험 사업장에는 AI 관제 시스템을 도입해 화재, 폭발, 유해물질 누출 징후를 사전에 포착합니다. 2030년까지 도내 모든 CCTV에 AI 관제를 적용할 방침입니다.
5. 몰라서 못 받는 복지는 없다: 대화형 'AI 도민비서'와 선순환 데이터 에코시스템
충청남도와 15개 시·군의 복지·보건 사업은 837개에 달하지만, 복잡한 행정 절차와 정보 부족으로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도민이 많았습니다. 충남은 대화형 **'AI 도민비서'**를 통해 행정 문턱을 대폭 낮춥니다.
어르신이 "올해 난방비가 걱정된다"고 말하면, AI 도민비서가 즉시 신청 가능한 에너지 바우처를 자동 검색하고 신청 및 결과 확인까지 대화로 처리해 줍니다. 외국인 주민(도내 인구의 7.6%)을 위한 다국어 지원 및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영상 통역 서비스도 제공됩니다. (40억 원 투입, 2028년 시범사업 후 2030년 AI 도민 에이전트 완성).
이 외에도 도민의 일상을 바꾸는 생활 밀착형 AI 서비스가 도입됩니다.
- 이동 및 장보기 격차 해소: 식료품 가게가 없는 농촌 마을(75%)에 자율주행 배송로봇과 AI 드론으로 신선 식품을 배송합니다. 음성 대화 한 번으로 버스 시간 안내 및 자동 배차가 이루어지는 'AI 통합 수요응답 교통(DRT)' 시스템을 구축합니다. (2028년까지 25억 원 투입).
- 장벽 없는 문화·관광 (AI 관광비서): 계단 없는 관광지와 맛집, 숙소를 맞춤 추천하는 'AI 관광비서'를 추진합니다. 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2028년 시범 운영을 거쳐 2029년부터 본격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와 함께 말로 하는 키오스크, 3D 수어 아바타 및 2028년 AI 스마트 미술관을 운영합니다.
- 디지털 양극화 해소(AI 교육): 2028년까지 15개 시·군에 AI 전용 배움터를 설치하고, 경로당과 일터로 찾아가는 AI 교육을 시행하여 교육 인원을 기존 3만 명에서 2030년 10만 명까지 확대합니다.
이처럼 돌봄 기기 '충남이'와 'AI 건강진료소'에서 수집된 도민의 일상 데이터는 'AI 도민비서' 및 '재난안전망'과 하나로 연결되어, 필요한 복지와 안전 대책을 선제적으로 제공하는 '지능형 AI 기본사회 데이터 에코시스템'을 완성하게 됩니다.
기술이 사람을 향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유토피아

충청남도가 추진하는 'AI 기본사회'는 단순한 기술 개발이나 지자체 간 산업 성과 경쟁이 아닙니다. 초고령화와 의료 공백이라는 지방의 절박한 현실을 첨단 기술로 정면 돌파하며, 단 한 사람의 도민도 기술의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삶의 기본권을 보장하려는 '사랑 중심'의 국가적·세계적 선도 모델입니다.
초고령화 위기에 처한 글로벌 사회의 시험대(Testbed)로서 충남이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발전하는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이 누구를 향하고 있는가이다."
기술이 차가운 산업적 이윤을 넘어 가장 낮고 소외된 곳에 있는 사람의 삶을 향할 때, 기술은 비로소 인류의 존엄성을 지키는 따뜻한 도구가 됩니다.
AI가 가져올 미래가 유토피아일지 디스토피아일지 결정되는 역사적 전환점, 여러분이 꿈꾸고 바라는 AI 사회는 과연 어떤 모습입니까? 충남의 이 위대한 도전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